사순 제2주일 강론

3월의 봄 날씨가 완연합니다. ‘완연하다는 말은 뚜렸다는 의미입니다. 우수(雨水)는 벌써 지났고 지난주 토요일(5) 겨울잠 자는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하지만 봄 햇볕이 따스합니다. 봄 햇볕을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바쁘시더라도 잠시나마 밖으로 나가서 봄 햇살 많이 째 시기 바랍니다.

 

사순 2주일의 복음은 예수님의 변모 사건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잘 아시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들, 베드로, 요한, 야고보만 데리고 다볼산으로 가십니다. 오늘 복음에는 산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그 산이 다볼산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가면 필수적으로 가는 곳이 다볼산입니다. 오늘의 복음은 예수님 생애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장면이기에 공관복음 3곳에 모두 나오는 장면입니다. 이 좋은 광경을 예수님은 12명의 제자 중에서 베드로, 요한, 야고보만 데리고 산으로 가십니다. 예수님은 가끔 세 명의 제자들만 데리고 가시는 경우가 있습니다(루가8,51. 22,8) 결국, 이 세 명은 예수님 제자 중에서 핵심층(inner circle)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변모 광경에 우리는 구약의 중심 인물 모세와 엘리아를 만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라고 복음은 우리에게 전합니다. 세 사람의 대화 내용은 복음에 잘 나오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입니다. 사순 제2주일의 복음을 왜 변모 사건을 교회가 채택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모세가 누구입니까? 이집트 탈출의 주인공이며 가나안 정착의 최고 책임자였습니다. 하느님은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히브리 민족을 하느님의 백성이 되게 하였습니다. 또한 엘리야는 어떠합니까? 하느님에게서 돌아선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하느님 백성으로 다시 돌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예언자였습니다. 예수님, 모세 그리고 엘리야의 공통점은 예언자라는 직분이며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사람들이었습니다. 또한 공통점은 이 세 사람이 무덤이 없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예수님과 엘리아는 승천하였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두고 모압 땅에서 죽었지만, 그 무덤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어쨌든, 예수님과 만난 두 사람은 예수님 구원 사업에 전혀 무관한 사람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오늘 우리가 같이 묵상하고 싶은 것은 예수님의 기도 생활입니다. 변모 사건 자체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고 묵상할 것이 있지만,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기도 생활에 같이 동참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 명의 제자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으로 가셨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그 변모는 기도하시는 중에 일어났습니다. 예수님은 큰일을 앞두시고는 항상 혼자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오늘 사건 전에도 기도하셨고,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셨습니다(3,21). 그 기도 후에 하늘이 열려 아버지의 음성을 들었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자들을 부르시기 전에도 기도하셨습니다(6,12-13). 그리고 베드로 사도의 신앙 고백 전에도 예수님께서는 기도하고 계셨고, 그 기도 후에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물으셨습니다. 최후의 만찬 후 군사들에게 잡혀가시기 전에도 간절하게 기도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22,39-46). 이러한 기도를 통해서 예수님은 하느님으로 위로와 격려를 받아 구원 사업을 계속해 나가셨습니다. 결국, 예수님 삶의 중심은 기도가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교우분들이 기도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손에서 묵주가 떨어지지 않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고 많은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나 그 기도하는 연령대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본당의 모든 연령대에서 똑같이 기도할 필요는 없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기도가 필수적이고 일용할 양식임을 알고 사시는 분이 과연 몇 분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자신의 발전이나 건강 또 가정 공동체의 화목과 조화, 나아가서 본당 공동체의 건전한 발전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은 기도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가까워지기 아주 좋은 시기입니다.

사순시기는 기도하는 시간이어야 하고 기도를 통해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기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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