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8주일 강론

 날씨가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는지 변덕을 너무 많이 부리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몸 관리 잘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메리랜드 주 의회에 가서 의원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왔습니다. 종파와 관계없이 하루씩 초대하여 회의 전에 기도하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지난주에 이어서 계속되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자신의 위선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위선이라는 신약성서의 단어는 πόκρισις(유포크리시스)로써 설명하다, 드물게는 대답하다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위선자(ὑποκριτής)’라는 용어를 가끔 사용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반대자들을 위선자라고 말씀하십니다. 루까 복음 1254절에서는 시대의 징표를 읽지 못하는 군중들을 보고 위선자라고 말씀하셨으며, 같은 복음1315~16절에서는 자기모순에 빠진 회당장과 그 주위 사람들에게 위선자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과 동일한 내용이 나오는 마태오 복음 73절에서도 자기모순에 빠진 사람들에게 위선자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 위선자라고 질타를 많이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위선자라고 질타하신 부류들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자기모순(Self-Contradiction)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인식과 실천에 있어서 삶이 다른 사람들이었고, 심지어 자기모순을 남에게까지 강요하기도 하였습니다(마태 23, 13).

 

위선(僞善 / hypocrisy)’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거짓된 선'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착한 척. 하얀 거짓말과는 다른 개념으로, 하얀 거짓말은 타인에 대한 선의라도 있지만 위선은 그저 자신의 이기심일 뿐입니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감추고 겉으로는 선한 행위를 보여주지만 속으로는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것. 누군가를 속인다는건 그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과 같고 그런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정말 진실된 사람이라 믿고 있었는데 그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었을때 받게될 충격과 상처를 생각한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입니다. 이것은 결국 성서 말하는 자기모순과 일치합니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름의 유래는 "이집트 나일 강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라는 고대 서양 전설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리는데, 이는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 먹이를 삼키기 좋게 입 안에 수분을 보충시켜주는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눈물도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하품을 크게 할 때 눈물이 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주로 위선자나 위정자들의 거짓 눈물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입니다.

 

지난주에 있어서 오늘 말씀도 듣고 있는 우리를 침묵하고 고개 숙이게 만드는 말씀입니다. 어느 사람도 이 말씀에서 자유롭게 벗어 날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위선을 몸에 넣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선(僞善)이라는 단어에서 를 빼면 선()만 남습니다. 그러기에 얼마든지 선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나약한 본성 때문에 위선으로 살아온 날이 많았다 하더라고 지금부터라도 위선의 위를 빼고 선으로 살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 하나의 조건이 붙습니다. 끝임없이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자기 성찰을 시도해야 합니다. 매일의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성찰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자기 성찰이 없는 사람은 오늘 복음 말씀처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 되고, 자기의 들보나 티를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들보나 티를 먼저 보는사람입니다. 결국 좋은 나무가 되지 못하기에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삶을 살수 밖에 없습니다.

2월이 끝나고 3월이 시작되고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자기 성찰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남은 2월 마무리 잘 하시고 다음 주 사순1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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