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 제5주일 강론

 입춘(立春)이 지났습니다. 대한(大寒)24절기 중에 마지막이라면, 금요일에 지난 입춘은 24절기 중에 첫 절기라고 합니다. 빨리 봄이 오고 코로나 펜데믹도 오는 봄과 함께 끝이 났으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곧 좋은 날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연중 제5주일 복음은 지난주에 이어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계속됩니다. 지난주에 예수님은 당신이 살았던 동네 회당에서 가르셨다가, 동네 사람들의 반대로 거의 쫓겨나다시피 해서 회당에서 나오셨습니다. 그들의 완고한 마음, 예수님을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는 감정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나오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사명, 즉 하느님 나라의 선포는 계속됩니다.

 

오늘 복음은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라고 전합니다. 그분의 가르침은 계속되고 하느님 나라로의 초대는 계속 이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특이한 것은 예수님께서 그분의 고유한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협조자들을 부르십니다. 그분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데 있어서 인간의 협조를 요청하십니다. 그래서 드디어 예수님과 일생을 동고동락(同苦同樂, sharing one’s sorrows and joys)할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마르코나 마태오 복음과 비슷하지만, 루카 복음은 좀 더 역동적으로 몇몇 제자를 부르십니다. 베드로와 그의 동업자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입니다. 그들은 직접 예수님의 부탁 말씀에 순순히 따름으로써 그분의 진가(眞假)를 확인합니다. 그 진가를 확인한 후 베드로는 정말로 겸손의 말을 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이 베드로의 고백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다름이 아니라, 베드로는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의 권능과 현존을 체험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베드로는 이미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았습니다. “스승님(master),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라는 말에서 어렴풋이나마 예수님을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동시에 잡힌 엄청난 양의 고기를 보면서 그는 죄인이라는 고백을 그분 앞에서 하였던 것입니다.

 

베드로의 이런 고백에 예수님은 그에게 더 큰 사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는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오늘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사람을 낚는다는 뜻은 희랍어 ζωγρέω(zogreo)라는 단어로, 이 뜻은 긍정적인 의미로 산채로 잡는다(Catch alive)는 의미입니다. 고기는 잡고 나면 바로 죽지만 예수님은 살아있는 사람을 하느님 나라로 잡아챈다는 의미를 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사명에, 그 제자들이 동참하면서 그분의 협력자가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을 따라 나선 제자들에게는 이제 편안하고 안락하지 않지만 그 어느 사람도 누릴 수 없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그 옛날 갈릴래아에서만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오늘 이 자리, 이 순간에도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우리는 이미 그분으로부터 불리움을 받았습니다. 그분이 우리를 낚아챘습니다. 살아있는 모습으로 우리는 그분에게서 낚아 채였습니다. 그분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서, 그리스도를 추종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쉽게, 적당하게, 약삭빠르게 살아가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따라 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추종하는데 이 세상 안에서는 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매일 매일 다가옵니다. 이 역시 예수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당당하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따라서 오기를 오늘,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격려하고 계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그분을 따라갑시다. 세상 사람들이 하고 쉽게 가려는 길을 우리는 아니오하고 당당하게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길을 갑시다. 실수하고 잘못을 해도 괜찮습니다.

두려움 없이 그분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한 주간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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