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주일 강론
지난 20일은 한국의 절기로 대한(大寒)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그대로 통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한주는 추운 한 주간이었습니다. 교우분들 모두 건강 관리 잘하시기를 바랍니다. 몸이 건강해야 신앙생활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연중 3주일 복음은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를 사람들 앞에 읽음으로써, 메시아로서의 첫 활동을 시작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 시작하는 일은 가슴 설레게 하고, 사람들의 반응과 결과를 궁금하게 합니다. 오늘 회당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예언서를 읽고 해석하신 그 말씀의 권위에 놀라워했다고 합니다.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라고 복음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로 향은 그 눈빛은 어떤 눈빛이었습니까? 다름 아니라 예언서를 읽으시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아마도 그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힘을 각 사람의 마음에서 작용 되었으리라 짐작됩니다. 또한 그분에게서 암울한 세상에서 한 줄기 빛을 보았을 것이고 무엇인지 명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막연한 희망을 보았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어지는 복음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간접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동네에 살았던 사람들은 그분의 힘과 권위가 있는 말씀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예수님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합니다. 오늘 복음의 도입 부분에서는 루가 복음 1장 1절의 말씀을 첨가해 놓았습니다. 다른 복음서들과는 다르게, 루까 복음은 복음서를 쓰게 된 경위를 붙여서 복음서를 시작합니다. 어떤 저자가 예수님께 대한 이야기를 적어 놓은 것을 보았고 그것에 대한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였고, 그래서 자기도 이러한 증언들을 정확하에 조사해서 다시 정리해서 테오필로라는 사람에게 보내준다는 내용입니다. 이 말의 핵심은 저자가 쓴 내용이 참되다(truth)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행위들이 꾸며진 것이거나 조작된 것이 아님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복음의 중심 내용으로 옮겨지면서 예수님의 공적 행위의 첫 번째 가르침이 나옵니다.
이사야 예언서 61장 1절의 내용을 선포하시면서 당신의 정체성을 간접적으로 선포하십니다. 메시아로서의 첫 번째 임무(Mission)는 다름 아닌 복음 선포(Kerygma)입니다. 기쁜 소식(Glad tidings)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철저하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러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 하느님의 나라 선포가 우리에게는 기쁜 소식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기쁜 소식은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우리가 깨닫지 못한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은 모래 위에 짓는 집이 되고, 우리의 신앙 고백도 허공에 메아리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 뒤에 나오는 예수님을 그저 옛날에 같은 동네에 살면서 보아왔던 사람들이 거부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기쁜 소식을 유대인들의 회당에서 선포하셨습니다. 여기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회당은 공동체가 모이는 장소이고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만의 모임 장소입니다. 이 장소에서 예수님은 기쁜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하느님의 말씀은 공동체가 모이는 장소에서 선포됩니다. 주일마다 읽는 복음 말씀은 공동체 안에서 선포되어야만 그 가치가 있고, 그 말씀을 듣는 공동체 구성원 안에서 그 말씀이 살아서 움직여야 합니다. 신앙공동체의 장소는 단순한 친교의 장소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존재하지 않는 공동체와 장소는 더는 교회가 아닙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공동체 일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자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과 직무들을 나열하면서 이 직무를 가지는 사람들의 일치와 직무의 사용을 철저하게 개인을 위한 사용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사용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무를 맡은 모든 사람의 일치를 강조합니다. 혼자서 사용하는 직무에서 사용하는 은사(Charisma)는 아무 소용이 없고, 스스로가 하느님에게서 떨어져 나간 사람임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분이 주시는 은사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일치될 때 그 빛이 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볼티모 신앙공동체에 가장 필요한 은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공동체 구성원들의 일치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서로가 너무나도 마음과 몸이 지쳐있고 분열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믿고 신앙생활 한다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인정하고 위로하면서 일치를 이루는 것이 가장 큰 은사의 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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