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일 강론

 연중 제29주간 강론

 

예수님은 이번 주에도 계속해서 여정(Journey)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마지막 종착역은 예루살렘입니다. 예수님만이 그 종착지에 다다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십니다. 가까이서 따라가는 제자들도 당연히 모릅니다. 몇 번에 걸쳐서 제자들에게 언급하였지만, 제자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적이나 구마 기적을 베푸시는 것이 아니라 제일 가까운 제자들을 직접 교육 하십니다. 제자들의 어처구니없는 질문에 제자 되는 세 번째(On the way of Discipleship III) 길을 가르치십니다.

 

오늘 복음 바로 앞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가시면서 예루살렘에서 일어날 일을 정말로 진지하고 엄숙하게 말씀하십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넘겨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사람의 아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그를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 조롱하고 침 뱉고 채찍질하고 나서 죽이게 할 것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지만, 제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계시는 예수님을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실망하신 모습을 역력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고보와 요한이 찾아와서 자기 형제들 인사청탁을 하고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아도 제자들의 몰이해에 대해서 실망하고 계실 예수님께,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다른 제자들 모두 물리치시고 자기 형제들을 좌청룡 우백호(左靑龍 右白虎)가 되도록 인사청탁하는 형제들을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복음이마태 20, 20에 나옵니다. 마태오 복음은 이 두 제자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찾아와서 두 아들에 대해 인사청탁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어머니의 치맛바람이 있는 걸 보면, 자식의 미래에 대한 어머니들의 걱정과 사랑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그러시면서, 예수님은 또 다른 제자됨을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려면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생각을 뛰어넘기를 강조하십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하고 제일 앞에 서고 싶어 합니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도 마시고,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도 받을 것이다.” 이 잔은 고통의 잔이며 이 세례는 죽음의 세례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연히 수용하지 못합니다. 제자들의 인생에서 한번 도 이러한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제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스승께서 가신 길을 따라 갑니다. 그것은 부활하신 후 그들 앞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나서부터 그들은 스스로 예수님이 가신 길을 그대로 따라 갈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요구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려면 누구나 생각하는 길을 넘어서기를 원하십니다. 모든 사람이 섬김을 받기를 원할 때, 먼저 섬기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모두가 일등을 원할 때 꼴찌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지난주 부자 청년의 물음에 대한 강론에서 과감히 포기해 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까워 하지 말고 남을 위해 기꺼이 내어 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지난 주의 말씀의 구체적인 말씀입니다. 남을 위한 헌신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일상에서 우리는 자신의 얼굴, 자신의 품위, 자신의 학식, 자신의 명예, 자신의 신앙 경력을 모두 보이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겸손함을 보이는 척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서운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의 영성을 가진 분들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영성이 깊은 사람은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자신을 지배하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를 지배하도록 해 봅시다. 인간적 서운함도 없으며 보상에 대한 기대도 없습니다. 그 순간 나에게 대한 하느님의 선물이 내가 원했던 것보다 더 크게 와 있음을 체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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