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3주일 강론

9월이 시작되었고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까지는 늦더위가 몇 번 왔다 갔다 하겠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가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저녁미사 하기전에 오랜만에 밖에서 묵주기도를 했습니다. 산책하면서 기도를 해도 땀이 나지를 않아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몸의 체온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가을바람 많이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 복음은 지난주의 예수님과 바리사이 및 율법학자들과의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과는 전혀 다른 전도 여행 중의 치유 기적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은 예수님께의 전도 여행의 장소에 대해서 말하는 것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런데 성서 학자들은 마르코 복음사가가 여행의 장소에 대해서 잠시 혼동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께서 워싱턴 D.C.을 출발하여 뉴욕을 거쳐 애틀랜타로 가셨다는 뉘앙스입니다. 시돈, 티로, 데카폴리스의 장소에 대해서 마르코 복음사가는 정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복음사가의 의도는 오늘 예수님의 전도 여행지가 모두가 이방인들의 지역이며 동...북 가릴 것 없이 폭넓게 다니셨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여행하신 지역이 유대인들의 도시가 아니라 이방인들의 도시라는 것입니다.

 

갈릴래아로 돌아오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이 많은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옵니다. 오늘 특별히 눈여겨봐야 할 사람은 귀먹고 동시에 말 더듬는(a deaf man who had a speech impediment) 사람을 데리고 옵니다. 희랍어 성경에는 κωφον και μογιλον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귀를 먹거나 말을 못 하거나 하는 것도 서러운데 이 사람은 귀를 먹고 말을 못 하는, 두 가지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전문용어로 발음장애(magilalia)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동네에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동네 사람들이 그를 예수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혼자서는 분명히 오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들을 수가 없기에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소식도 못 들었을 것이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스스로 예수님 앞에 올 수 있는 용기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치유의 과정을 보면 사뭇 다른 치유 기적과는 다른 모습을 예수님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복음은 그를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ㅇ르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라는 말씀으로 치유의 과정을 마치십니다.

오늘 치유의 과정에서 예수님의 메시아적 인품을 볼 수 있습니다. 치유를 바라는 사람에 대한 당신의 온전하면서 완전한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볼 수 있으며 하느님 아버지께 의존하시면서 아버지의 사랑 역시 보여주십니다.

 

우리 안에는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나요? 외부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고 나 자신도 알 듯 모를 듯한 장애를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분들은 분명히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경계해야 하고 성찰해야 하는 것은 본인이 그것이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도 모르는, 어쩌면 너무나 오래되었기에 그 장애가 나의 장점으로 착각하고 살지는 않나요? 너무나 많은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장애로 힘들어 하고 나와의 관계를 더 이상 맺고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지난 주 복음 말씀처럼, 사람 안에서 나오는 나쁜 생각들이 나의 장애입니다. 탐욕, 시기, 질투, 미움, 분노 등이 나 자신을 오랫동안 지배하여 왔다면 분명히 나는 악한 감정들에 노예가 되어 있고 장애자로 사는 것입니다. 이중의 육체적 장애를 가진 오늘 복음에 나오는 그 사람은 어떻게 치유되었습니까? 그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께 다가감으로써 이중의 장애를 치유 받았습니다. 내가 가진 장애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면 예수 그리스도께 마음을 열고 이웃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 보십시오.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장애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고 스스로 다가 갈 수 있지만 이웃에게는 마음을 열고 나에게 오도록 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께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처럼 이웃에게도 그대로 하십시오. 나도 모르는 장애를 알게 되고 치유될 수 있습니다.

9월도 우리 주님 사랑 안에서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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