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승천대축일(연중 제20주일)

 815일 승모승천 대축일-2021

 

옛날부터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들어가는 날을 처서(處暑)라고 했습니다만 여전히 덥습니다. 옛날 어른들은 815일이 지나면 바닷물도 차가워진다고 합니다. 더운 여름이 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주는 정말 더운 한 주였습니다. 마지막 더위까지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주일과 겹치는 경우는 잘 없는데 올해는 주일과 겹쳐서 교회의 전례는 연중 주일이 아니라 성모승천 대축일을 지냅니다. 교회의 전례 중에서 제일 우선 축일은 주일입니다. 그러나 그 주일을 앞지르는 축일은 대축일입니다. 예를 들면, 바오로 베드로 대축일 경우에도 주일과 겹치는 경우는 두 성인 축일을 지냅니다. 마리아 대축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교회 안에서 차지하시는 부분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실 것입니다.

 

요즘도 그렇게 떠들고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둔한 개신교 신자들은 가톨릭교회를 마리아교 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유독 한국에만 퍼져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가톨릭교회를 좋지 않게 보는 개신교 목사들이 만든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를 공격하면서 제일 만만하게 보는 것이 마리아 교리입니다. 전 세계 어느 성당을 가든지 성모 마리아상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것도 성당의 제일 좋은 자리에 마리아상을 세워놓고 신자들이 기도하는 것을 보아 온 목사들은 가톨릭교회를 마리아교 라고 신자들에게 설교 시간에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무식한 목사들이 없을 것이고 설교 시간에 가톨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 승천 교리는 성모 마리아가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올라갔음을 기념하는 축일로 마리아께 바쳐진 초대 교회 시대의 교회 하나가 예루살렘에서 헌당식(獻堂式)을 행한(5세기) 날에 지켜졌습니다. 성모 승천은 초기 교부들의 가르침으로 일찍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를 믿어 왔으며 1950111, 교황 비오 12세는 이를 믿는 교리로 반포하였습니다. "원죄가 없으시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현세 생활을 마친 후 육신과 영혼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으셨다는 것을 믿을 교리로 밝히고 이를 선언하는 바이다"(비오 12세의 사도헌장, Munificentissimus Deus). 성모승천은 비록 성서에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초대 교회부터 내려오는 믿을 만한 전승(傳承)과 구세사(救世史)에 있어서 성모의 역할, 성모와 그리스도와의 관계, 교회 안에서의 성모의 위치 등으로 받아들여진 신학적 결론입니다. 즉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은 즉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은 성자를 잉태하여 생명의 창조주를 낳으신 마리아의 육체에 무덤의 부패를 면하게 하신 것입니다. 성모님 공경에 관한 전통(Sacra Traditio)는 가톨릭교회 안에서 예수님 승천 후부터 전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시대에는 가톨릭교회의 전례 중에서 마리아에 대한 축일로 채워지는 경우도 있었고 마리아를 너무 공경하다 보니 신격화하는 어리석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와서는 마리아 신학이 체계화되면서 마리아에 대한 신앙도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성대하게 지내는 성모마리아 승천(assumptio)과 예수님의 승천(ascensio)과의 차이를 통해서 우리는 성모마리아 승천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과 마리아의 승천은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라틴어 단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어로는 승천이라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분명하고 명쾌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자력(自力)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마리아의 승천은 자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마리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낳으셨다고 해도 마리아는 절대로 하느님이 될 수 없는 분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절대적인 특별한 은총으로 승천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또한 마리아의 승천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초대교회 때부터 신자들 사이에서 성모마리아의 신심이 생기면서 마리아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승천하셨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성서에는 승천에 관한 언급이 없지만 초대 교회 때부터 생겨난 전통(전승)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중에 1950년 비오 12세께서 가톨릭교회 모든 신자들이 믿을 교리(Dogma)로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지내는 성모마리아 승천대축일이 우리에게는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한마디로, 마리아의 승천은 우리에게는 절대적인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승천으로 하느님을 믿는 우리에게도 단지 꿈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승천에 대한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은 마리아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그저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Donum)입니다. 그러기에 현실이 너무나도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더라도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극복할 수 있고 마리아와는 다른 또 다른 특별한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현실 속에서 희망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 승천 대축일에 마리아의 전구로 우리 각자에 필요한 은총을 청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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