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 강론

 어느덧 7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던 7월이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8월에 뵙습니다.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연령에 따라서 다르게 다가옵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기대와 희망을 두겠고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는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면서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고 현재의 삶을 점검하고 다가오는 시간에 삶을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각별히 조심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연중 17주일 복음은 지난주에 이어서 새롭고 엄청난 기적을 통해 군중을 사로잡습니다. 영적인 허기를 기적과 말씀으로 군중에게 감동을 준 예수님께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늘은 군중의 본능적인 허기 즉, 육체적인 배고픔까지도 채워주십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오늘은 지난주와 같이 복음의 줄거리를 이어가면서, 마르코 복음이 아닌 요한복음 6장을 교회 전례는 복음으로 채택하였습니다. 마르코 복음에 나오는 오천면을 먹이신 기적과 오늘의 요한복음과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마르코 복음서에는 없는 군중들이 예수님을 따라온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군중들이 그분께서 병자들에게 일으키신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군중들은 그분에게서 보통 인간과는 다른 면을 보았고 체험한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군중들 개개인의 조건이나 삶의 성숙도나 사회적 계급 및 신분과 관계없이, 당신께 모여든 사람들에게 전인적인 기적을 베풀어 주십니다. 영적인 허기와 육체적 허기에 더하여 인간 전체에 당신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세심한 배려까지 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단락에는 예수님으로부터 전인적인 혜택을 받은 군중들은 마지막으로 신앙 고백을 합니다.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오늘 군중들이 예수님을 두고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라고 한 그 고백은 구약성경 신명기 815절에 대한 구절을 상기한 고백입니다. “주 너의 하느님께서 너의 동족 가운데에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켜 주실 것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 이 말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말입니다. 이 말에서 비롯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끝없이 오실 예언자, 메시아를 기다리게 되었고, 오늘 군중들은 조상들이 전해준 그 예언자를 오늘 만났다고 인식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을 메시아로 생각하였습니다.

 

군중들은 예수님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기적을 그 옛날 구약시대 하느님께서 조상들에게 내려준 만나를 자연스럽게 연결했고 조상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였던 모세를 그들이 지금 만나고 있는 예수님과 연결하였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예수님을 그들이 기대해 왔던 그 예언자로 생각해서 예수님을 임금으로 모시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호히 거부하시면서 그들을 피해 혼자서 산으로 물러가셨습니다. 군중들이 생각하는 예언자와 메시아는 이 세상의 평범한 권력자 특히, 이스라엘을 로마제국의 식민지에서 구하는 메시아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메시아의 정체성은 군중들과는 완전히 다른 메시아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전인적인 사랑을 묵상했으면 합니다. 병자에게 기적을 베푸시는 것을 보고 따라온 군중들이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지난 주일에 마르코 복음에 나온 그 군중들이 오늘 요한복음에 나온 군중들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치유 기적을 보고 따라온 군중들은 그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믿음이 약하거나 아예 없거나, 불완전하고 나약하고 단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시고 배고픔에 허덕이는 그들의 배를 채워주십니다. 굳이 당신이 누구이신지도 말씀하지 않으시고 끝이 없는 인간의 갈증을 해결해 주십니다. 그들에게 조건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모든 상황과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들 안에 작은 믿음이 자라고 있기에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배불리 먹고 만족하며 풀밭에 누워있는 군중 속에 우리 자신을 넣어 보시기 바랍니다. 운 좋게 친구 따라와서 아니면 나 스스로 그분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또는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에게 말씀을 듣고 많은 위로를 받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가 고픔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그분과 함께 있었기에 오늘 나는 그분으로부터 엄청난 것을 보았고 받았고 체험하였습니다. 그분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지만 나에게 어떠한 것도 묻지 않으셨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제2독서 말씀에 잘 나와 있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우리 공동체에 꼭 필요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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