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

 삼위일체 대축일

 

신문을 통해서 올여름에는 매미 떼와 쥐 떼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을 이념 축일이라고 합니다. 부활이나 성탄 또는 성령강림 같은 사건을 기념하는 축일이 아니라 교리적인 것을 두고 우리가 묵상하는 축일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교리는 믿을 교리이지만 유한성을 가진 인간의 지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교리이기도 합니다.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은 하느님은 성부, 성자, 성령이시며, 위격(persona)으로는 세 위를 이루시면서 본체로는 한 분이시다(Una essentia tres personae, One Being in three persons).

삼위일체의 신비 앞에서 전임 교황이신 베네딕도 16세는 과거 레겐스부르크(Regensburg) 대학교 교수 시절에 그리스도교 신앙입문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서술합니다. “모른다는 것을 겸손하게 고백하는 것만이 참 앎이며 헤아릴 수 없는 신비 앞에 경탄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합당한 신앙고백이 되는 그런 영역이다”. 또한 사랑은 언제나 신비(Mysterium). 사랑이란 헤아릴 수 있고 알아들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현실이다. 그러므로 사랑 그 자체인 창조되지 않은 영원한 하느님은 그 무엇보다도 신비일 수밖에 없다. 아니 바로 신비 그 자체이다라고 서술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교황님은 우리 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설명하십니다.

 

이 삼위일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복음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승천을 바로 앞에 두고 제자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삼위일체에 간접 언급을 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복음서 여러 곳에서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성령이 하나이심을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요한 복음에서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말하면서 패트릭(St. Patrick, 빠뜨리시오) 성인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분은 아일랜드의 주보 성인입니다. 패트릭 성인께서 아일랜드에서 선교하실 때, 삼위일체 교리를 아일랜드 주민들에게 설명하면서, 그 성인은 클로버 잎을 사용했습니다. 줄기는 하나이면서 잎은 세 개인 클로버 잎을 가지고 삼위일체를 설명하여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아일랜드 국민이 가톨릭 신앙을 굳게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일랜드 국민들은 패트릭 성인을 아일랜드의 주보 성인으로 모셨으며, 아일랜드 주민들의 미국 이민 후, 뉴욕에 주교좌 성당을 지으면서 그 성당을 패트릭 성인에게 봉헌하여 그 주교좌 성당 이름을 성 패트릭 성당이라고 하였습니다. 317일 성인 축일에는 많은 아일랜드 출신들이 시가행진을 하고 강물을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얼굴에는 클로버 잎을 그립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은 이 세상을 너무 사랑하신 나머지 아들을 보내주셨습니다”(요한3:16). 그래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6천년 넘게 유대인들이 가져온 하느님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대인 지도자들과 갈등이 형성되었고 결국은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셨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그 사건은 부활 사건이었고 승천 후 예수님을 대신하여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신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지금은 성령의 시대이고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 성령은 아버지와 아들이신 성령입니다. 이것이 삼위일체의 하느님입니다. 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서로 한 본체, 본질입니다. 우리가 매일 우리의 아픔을 치유해 주시기를 청하고 우리를 모든 위험으로부터 지켜주시기를 청하는 분은 삼위일체 하느님입니다. 이러한 삼위일체 하느님 즉,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관계 안에서도 완전한 관계를 이루며, 완전한 관계가 사랑으로 드러나며 완전한 일치를 이루시는 하느님입니다.

우리의 나약한 이성으로는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지만 삼위일체 하느님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흠숭한다면 삼위일체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면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사랑으로 일치를 이루듯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든 인간관계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사람과 얼마나 사랑하고 사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관계가 소홀한 사람이 있으면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는 시간을 만드시고 사랑에 소홀했다면 사랑을 돈독하게 만드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더 좋은 관계를 만드시고 더 많이 사랑하는 시간을 만드는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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