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 강론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면서 성소 주일이라고 합니다. 성소(vocation)주일은 1964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한창 진행될 때, 바오로 6세 교황께서 제정하셨습니다. 교회 안에는 사제 성소, 수도 성소, 결혼 성소가 있습니다. 오늘 성소 주일은 특별히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의 증진을 위해 교우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기도하는 주일입니다. 교우들께서도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자들이 증가하도록 특별히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부활 제4주일을 착한 목자 주일(Bonus Pastor, Good Shepherd)’이라고도 합니다. 착한 목자의 정의(Definition)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자기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목자를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착한 목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말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당신의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임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주보를 보시는 교우들께서는 대부분 부모님이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의 주제인 착한 목자와 착한 부모를 연결하여 묵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좋은, 착한 부모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아마도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기에는 자녀들을 잘 양육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자녀를 잘 양육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합니까? 양육과정에서 자녀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만족시켜주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부모님들 나름대로 기준이 있을 것이고 부모 각자의 양육에 관한 철학을 가지고 양육하셨을 것입니다. 어느 1세대 부모님과 우연한 기회에 대화를 나누면서, 자녀 양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민 오자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아이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였고 영어를 못해 아이들 학교 한번 가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아이들 스스로가 부모 고생하는 것을 알았기에 잘 커 줘서 정말 고맙다면서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1세대 부모님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을 거쳤을 것입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좋은 부모입니다.

우리 교우들은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본받아 좋은 부모 곧 자녀들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는 분들임을 확신합니다. 이 먼 곳으로 이민을 오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온 분들이 많은 줄로 알고 있습니다. 고생한 모든 것이 부모들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고 자녀들을 위해 온 이상 우리 교우들은 착한 부모입니다. 예수님의 착한 목자를 닮아 우리 부모님들은 가정 안에서의 착한 목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에 자부심을 품고 사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비추어 보면, 착한 목자의 조건은 다름이 아니라 양들을 잘 알고 그 양들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잘 안다고 하신 말씀을 좀 더 묵상해보면, 목자는 양들과의 관계를 잘 맺고 산다는 것입니다. 착한 목자는 끊임없이 양들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양 한 마리 한 마리에 온갖 정성을 다 쏟습니다. 그 사랑과 정성의 끝은 양들을 위해 외부로부터 오는 온갖 위험에서 보호하는 것이고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착한 목자의 모습은 마치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연상시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목숨을 바칩니다. 그 이유는 부모와 자식은 혈육으로 맺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혈육으로 맺은 관계는 그 어떤 것도 끊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과거와 비교하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많이 변화되었지만, 그 근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목자이시고 여러분은 가정 안에서 자녀들의 목자입니다. 그 자녀들에게 착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셨기에 나아가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진정한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어야 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보다도 더 사랑이 많고 우리에게 더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자녀들에게 보여주십시오. 우리 삶의 원천이시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자녀들을 데리고 오십시오. 여러분의 자녀들 가슴에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의 자녀들 각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갖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럼으로써 예수님을 닮은 더욱 착한 부모, 좋은 부모가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 자녀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참된 아버지이시고, 우리 부모님들 역시 가정 안에서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신 착한 목자입니다. 부모님 스스로가 예수 그리스도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주시고 또한 자녀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좋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힘 써주십시오.

 

본당의 모든 부모님들과 자녀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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