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일 강론

 봄 날씨가 변덕이 심합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 관리 잘 하셔야 합니다.

김대건 신부님, 링컨 대통령, 마르틴 루터 킹 목사, 전태일 열사, 마더 데레사 수녀님...., 이런 분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그 외에도 많은 분이 있습니다만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습니다. 이분들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을 이 세상에서 실천하다가 죽은 분들입니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평가를 달리 할 수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작은 밀알로 살다가 죽어서 많은 열매를 맺은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위에 열거한 분들은 자신의 죽음을 통해 또는 자신의 삶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놓은 분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법을 만들고 제도를 만들어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만들었으며, 또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분들입니다. 어떤 분들은 작게, 어떤 분들은 크게 세상을 바꾸어놓은 분들입니다. 정말로 작은 밀알이 되었던 분들입니다. 이 세상에 많은 사람이 소리 없이 작은 밀알로 살다가 가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을 나 자신에게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나 자신을 돌아보기 전에 먼저 우리 본당 교우 중에서 이름 없이 작은 밀알로 살다가 하느님 곁으로 가신 분들을 떠 올려봅시다. 저는 이제 겨우1년 지나서 잘 모릅니다만 교우분들은 기억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한번 떠 올려보시기를 바랍니다. 왜 나 자신이 그분들을 작은 밀알로 떠 올리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지...., 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해 봅시다. 우리 각자가 생각이 다르겠지만 많은 분이 밀알로 살다가 썩어서 많은 열매를 맺은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본당 교우 뿐만 아니라 가족들 중에서도 계실 것입니다. 만약에 본당의 교우들이나 가족들 중에서 밀알이 되어 주었던 분들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나 자신이 너무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게 살아온 것은 아닐까요? 본당이나 가족이 아니더라도 내 삶에 밀알이 되어 준 분들이 있음을 알고 있고 그분을 가끔 떠올리며 산다면 그래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나와 함께 이 세상에 살면서 밀알이 되어 살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같이 자주 만나고 밥도 먹고 같이 나누며 사는 분 중에 밀알이 되어 사는 사람이 내 주위에 있다면 나는 축복 받은 사람이고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드려야 할 것입니다.

 

다시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옵시다. 살아있는 나 자신은 어떻게 하면 하나의 밀알이 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 부담이 많이 갑니다. 지나 온 삶을 돌아보면 예수님 말씀처럼 밀알이 되어 죽기 보다는 남이 먼저 밀알이 되어 주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밀알이 된다는 것은 희생을 말하는 것이고 배려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해를 뜻하는 것입니다. 또한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죽어야 하는 것만도 아님을 묵상을 해 봅니다. 밀알이 된다는 것은 결코 큰일을 해야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밀알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은 예수 그리스도를 충실히 섬기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충실히 그분을 따라 가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 따름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면서 그분을 따라간다는 것은 단순하게 전례적으로 숭배하거나 신비롭게 명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예수님 삶의 길을 글자 그대로 윤리적으로 흉내 내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길은 도무지 모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분을 추종한다는 것, 그분을 따라간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는 당사자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 밀알이 되는 첫걸음입니다. 사순시기도 이제 정점을 지나 종점으로 가고 있습니다. 다음 주면 사순시기의 절정인 성주간입니다.

이번 주간을 지내면서 나 자신이 밀알이 되는 묵상을 해 봅시다. 가족을 위해 밀알이 되고 본당 공동체를 위해 밀알이 되고 세상을 위해 밀알이 되는 소박하면서도 기쁨과 행복이 되는 밀알이 되는 한 주간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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