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강론

  

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2월을 무사히 보내고 새로운 3월도 주님 사랑 안에서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사순 2주일을 지냅니다. 저는 가끔 기도와 묵상 중에 인간이 이 세상을 살면서 이 세상 안에서 가장 절실히 바라고 사는 것은 무엇이며 또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마지막을 준비할까? 과연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이 세상을 하직할까 아니면 간절히 바라는 무엇이 있는가 하고 한 번씩 생각하곤 합니다.

 

교우 여러분들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가장 소중한 순간이 언제였고 또 꼭 간직하고 싶은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떨쳐버리고 싶은 기억도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 인생살이에서 최악으로 기억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절대로 하느님께서 좋은 것만 주시지도 않았고 또 반대로 나쁜 것만 주시지도 않았습니다. 인생이란 자체가 한쪽으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다양하게 수많은 골곡을 거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개인마다 모두 다르게 흘러왔지만 지금, 이 순간 돌아보면 모두가 비슷비슷한 여정을 거쳐왔습니다. 과연 우리의 마지막에는 무엇이 기다릴까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을 볼 수 있습니다.

 

사순 2주일 복음을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사준 2주일 복음은 가해, 나해, 다해, 모두 오늘 예수님의 변모 장면을 전해 줍니다. 사순시기가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이 시점에서 왜 복음은 예수님의 변모 장면을 전해 줄까요? 오늘 복음 말씀을 들으면서 사순시기 전반에 걸쳐 40일이라는 긴 여정(Journey)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묵상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순시기라면 당연히 십자가, 보속, 참회, 단식, 자선의 관점에서 복음을 볼 수 있지만, 오늘 복음은 예수님, 모세 그리고 엘리아가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 세 제자는 황홀경에 빠지면서 너무나 복되고 영광스러운 지상 최고의 광경을 체험합니다. 복음은 우리에게도 세 제자가 목격한 지상 최고의 현장을 체험하기를 권고합니다. 또는 비록 이 세상에는 아니더라도 하늘나라에서는 이 장면을 항상 목격할 것을 암시합니다. 모세와 엘리아가 누구 입니까? 이들은 구약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데려고 나와서 40년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모습을 심어준 인물이며 신약의 예수님 전형이라고 합니다. 또한 엘리야는 대표적인 예언자입니다. 엘리야 예언자는 바알 예언자 500명을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죽인 사건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모두가 하느님에게서 돌아선 상황에서 홀로 하느님을 섬기며 진정한 세상의 주권자는 하느님임을 바알 예언자들을 죽이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생생하게 보여준 예언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최고의 장면을 목격한 제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또한 이 말씀 이전에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 말을 들어라하는 소리도 제자들은 들었습니다. 여기에 오늘 복음의 핵심이 담겨있습니다. 이 영광스럽고 복되고 최고의 행복이 깃들어 있는 이 장면은 반드시 부활 이전의 수난과 죽음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이 영광스러운 장면이 재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모세와 엘리야 역시 그들의 삶 안에서 엄청난 수난과 고통을 인내하면서 살았던 하느님의 종들이었습니다. 그들이라고 우리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사순 2주일을 보내는 교우 여러분!

우리 삶 안에서 기쁨과 행복 보다는 슬픔, 고통 그리고 시련들이 더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고백하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의 삶을 추종하여 따라 살아간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하느님께서 반드시 보상해 주십니다. 그 보상이 단순한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우리 믿음을 더욱 강하게 튼튼하게 해 주셔서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픔에 절대로 절망하지 않고 일어서는 힘과 희망을 주시는 보상입니다. 그 힘과 희망으로 인해, 또 그 인내로 인해 우리 삶을 기쁨과 행복 그리고 환희로 바꿀 수 있는 보상입니다. 그 보상이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주어져 있음을 잊지말았으면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과 함께 걸어가는 사순 2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7주일

연중 제31주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