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합동 위령 미사(9월 27일)

 오늘은 연중 26주일 이지만 본당에서는 관례대로 추석 합동 위령미사를 지냅니다. 비록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미국이라는 나라로 이민을 와서 살지만 한국의 한가위 명절을 통해 우리 보다 먼저 가신 조상님들께 예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합동 위령 미사를 통해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현세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축복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추석 명절은 오래된 한국의 전통적인 명절입니다. 세계 각 나라는 우리와 같이 추수감사절이 다 있습니다. 1년동안 재배한 농작물들을 수확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전통은 제례형식이나 양식은 달라도 그 의미는 모두가 같은 것이라 봅니다. 미국은 잘 아시는 것 처럼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내고 있으며, 이 또한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은 의미라고 봅니다. 결국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는 명절은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조상님께도 감사드리고 그 감사의 행위는 결국 가족과 이웃과의 나눔드러날 때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됩니다.

 지난 주 한국순교자 대축일 강론에서 잠깐 언급하였습니다. 제사 논쟁으로 인하여 조선 천주교회에 엄청난 피비린내 나는 박해가 시작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유교의 제사에 대한 정의는 조상신에 대한 숭배였습니다. 그러나 그 유교의 제사를 다른 각도로 본다면 이는 우상숭배가 아니라 조상의 은덕에 대한 후손들의 각별한 반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반응이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여 예를 갖추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은 조상들께 예를 갖추고 난 후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은 현세를 살고 있는 모든 후손들 입니다. 제사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조상들께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차려진 음식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외에는 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개신교에서는 이 제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신교를 다니지 않는 형제들과 집안 제사 문제로 많은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고, 저는 그러한 문제로 상담을 한 경험이 몇번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 천주교회에서도 제사를 지내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구교우들은 제사를 드리지 않고 준비한 음식 앞에서 연도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제사를 지내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제사 상위에 지방을 쓰지 않고 십자가를 놓고 준비한 음식을 차리고 절을 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음식을 가족과 함께 또 이웃과 함께 나눕니다.가족들과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탐욕에 대해서 경계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말씀하시면서 제산이 아무리 많아도 이 세상에 살아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부정한 덕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 모든 부정적인 요소의 근본은 탐욕입니다. 교만, 자만, 오만, 분노, 원한 등의 가장 밑바탕은 탐욕입니다. 물질적인 것인든 영적인 것이든 이 탐욕이 모든 부정적인 요소의 근본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신약성서 원문인 그리스어로 탐욕을 pleonexia라고 합니다. 이것은 더 많이 가진다 또는 더 많이 받으려고 한다 또는 더 많이 원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루카복음에서의 뜻은 물질적인 소유에 대한 탐욕을 더 강하게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안전의 수단으로 증가하는 물질적인 소유에 대한 경고를 말씀하십니다.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유욕에 대해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우리는 능력이 되면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내 능력을 발휘해서 물질적 소유를 충분히 가질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가진 소유를 내 것인양, 오직 나 혼자만, 나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부터 죄가 시작되는 것이고 가족 안에서, 이웃 안에서 갈등이 발생합니다. 

 Nobles Oblige라는 말을 알고 계실것 입니다. 과거에는 귀족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것을 내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면 누구나 이 Nobles Oblige를 하는 것입니다. 얼마를 가진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마음을 갖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본당에도 이런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본당이 단순한 건물 중심의 공동체가 아니고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그 부자의 결말을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우리 본당에는 이런 분이 없으리라 생각되고 확신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일수 있는 그래서 하느님이 주신 인간의 가치를 최고로 고양시킬수는 나눔이 많았으면 정말로 좋겠습니다.

 추석이지만 가족들이 모이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사랑과 관심을 전하고 나누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축복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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